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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순간을 붙잡고 싶을 때

by flowdays 2025. 12. 8.
지하철 창가에 기대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건물과 가로등, 이름 모를 골목들 사이로 문득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분명 아침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하늘은 저녁빛을 머금고 있었고, 나는 오늘 무엇을 했는지 또렷하게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흐르는 하루에 몸을 맡긴 채 여기까지 도착한 기분이었다. 어쩌면 우리의 시간 대부분은 이렇게 설명할 수 없는 채로 흘러가 버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창에 비친 내 모습과 겹쳐 보이던 노을빛을 보며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용해졌다. 바뀌는 풍경과 흔들리는 감정들이 그냥 지나가 버리게 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흐르는 순간들을 붙잡아, 단어와 문장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내가 느낀 이 미묘한 감정과 분위기를 글로 담아두고 싶다. 언젠가 다시 읽을 때, 오늘의 내가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다.